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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중해 크루즈 소감
조회 301회 작성일 23-09-1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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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배를 타고 코발트색 지중해 바다 위를 끝없이 달렸습니다.
화려한 배의 각종 시설과 다양함에 놀라는 것은 차치하고 다양한 인종들이 자연스레 모여 서로의 문화습관을 갖고 조심스레 융화하려고 티나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은것 같았습니다.
승객 2,500여명에 승무원도 수백명에 이르는 군상들이 모였는데 아주 질서정연하고 여유로운 모습에 감탄을 받았습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우리는 왜 그리 급하고 서두르는 삶을 살아왔는지 모르겠다는 아쉬움을 갖습니다.
우리를 인솔한 김팀장  말을 빌자면 외국을 오래  다니면서 보니 처음에는 모든게 다 느리고 답답하다고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들의 삶의 템포가 정상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하는데 뭔가 쌔게 한방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구나! 우리는 분단의 전쟁을 치른 직후 태어난 세대로 치열한 삶의 생존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삶을 살면서 온 민족이 바쁘지 않으면 제대로 살지 않았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왔던것 같습니다.
한국의 빠른 템포의 삶이 물질의 풍요로움은 주었을지언정 휴머니즘적 감성은 메말라 이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냥 봐도 저들은 뭔가 여유로워 보이는 반면 우리는 똑같이 아무것도 안하는데 여유가 없이 쫓기는 분위기였습니다.
선입견일까? 인정하기 싫지만 얼굴모습에서 자연스레 풍겨나는 분위기는 어쩔 수 없음에 스스로도 안타까운 느낌이 듭니다.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하는데 익숙치않고 그나마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익숙해져 갈 무렵 하선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익숙치 않음에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하다가 다음에 또 타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기억에 남는 여행인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어차피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것이 또한 인생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참으로 많은 에피소드를 경험한 여행이었습니다.
일행중 소매치기로 여권,승선카드,산용카드,현금 등 모두 잃어 버려 인솔자가 3개국 영사와 통화하며 임시여권을 만들고 강제하선을 막고 일행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해 노력을 했던 감동적인 사연,
귀국일정중 보안검색대에서 정식절차를 밟지 않아 무단입국과 무단출국 사태가 벌어진 상황,
몸에 철심을 박아 검색대에 걸려  어쩔줄 모르던 상황에서 전대를 잃었다 다시 찾은 상황,
검색대  통과후 남편이 없어져 애타게 찾았는데 혼자서 공항 라운지 갔던 상황,
홍콩 환승중 육포를 잔뜩 사다가 인솔자 눈에 띄어 환불받은 사건,
환승티켓을 사용한 티켓인줄 알고 잘못 버렸다가 되찾은 사건 등
제가 알고있는 사건만 7가지인데 더 있을수도 있겠지요.

김팀장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너무너무 스윗하고, 젠틀한 매너에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다시한번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김팀장님 같은 분과 하고 싶습니다. 최고의 인솔자였음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같이 여행의 스토리를 써내려 갔던 동행자분들 고생했습니다. 우리는 동부지중해 크루즈 여행이라는 연극에서 각자의 역할을 담당한 배우로 무대의 막을 내리고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저는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아내와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는 생각에 이번 여행을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